
타이완 사람이 타임슬립해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느 시대, 어느 장소로 가야 할까? 양솽쯔 작가는 이 질문에 대해 타임슬립이라는 뜻밖의 운명을 맞이한 주인공을 일제강점기 타이중으로 보내는 것으로 답한다. 역사소설과 여성 서사의 백합소설을 결합한 '역사 백합 소설'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한 양솽쯔 작가는 첫 장편소설 《꽃 피는 시절》에서 일제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1920년대 타이완섬으로 돌아가 타이완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또한 여성들의 일상과 감정, 욕망을 세밀하고 유려하게 재현해냄으로써 역사 속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2024년 전미도서상 수상작이자 202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1938 타이완 여행기》의 출발점이기도 한 이 소설은 타임슬립이라는 장르적 장치를 통해 식민지와 계급, 젠더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이 소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작가가 밝혔듯이 "소녀와 소녀가 각별한 벗이 되어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성장하는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타이중 고택 '지여당'의 양씨 가문 막내딸 쉐쯔를 통해, 이제껏 알지 못했던 옛 타이완의 풍경과 문화, 타이완 소녀들의 우정과 연대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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